대한 암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인 ‘암 연구와 치료(Cancer Research and Treatment)’의 최근호에 게재된 논문에 의하면 비흡연자 여성 폐암환자의 발병원인이 미세먼지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미세먼지는 우리 몸에 어떻게 들어오는지 확인하고, 논문의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흡연이 폐암에 미치는 영향
우리나라 암 사망률 1위는 폐암입니다. 그래서 흔히 우리는 폐암의 원인을 생각하면 흡연을 떠올립니다. 담배 개수로 하루 1감 20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발병률이 약 25~26배가 되며, 하루 1~4개비 흡연을 하는 경우에도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3~5배로 증가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비흡연자 여성 폐암 발병의 주범은 미세먼지?
서울대학교병원이 운영하는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호흡기내과 이현우 교수팀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국민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65세 이하 인구 중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는 583만 1039명을 2015년까지 추적 관찰하여 미세먼지 노출과 폐암 발병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가 보고 되었습니다.
이 연구 결과에 의하면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흡연 여부와 상관없이 폐암의 발생이 증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연구에서 폐암의 발병률을 분석한 결과, 전체 대상자 중 0.6%에 해당하는 3만 6225명이 7년의 관찰 기간 이내에 폐암을 진단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폐암을 진단받은 여성의 경우 폐암 발병자 대다수(94.4%)가 비흡연자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즉 담배를 피우지 않는데도 폐암에 걸렸다는 것입니다. 또한 폐암 발병률은 남녀 모두 현재 흡연자 > 과거 흡연자 > 비흡연자 순으로 높았습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 현재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경우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비흡연자보다 1.4배 더 높은 폐암 발병률을 보였고, 현재는 담배를 피우지 않지만 과거에 흡연한 적이 있는 사람도 비흡연자보다 1.2배 더 높은 폐암 발병률을 보였다고 합니다.
특히 흡연 여부 등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혼란 변수를 조정한 다변량 분석 결과에서는 미세먼지 농도와 폐암 발병 사이의 유의미한 연관성이 확인되었습니다.
남성의 경우 흡연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대상자에게서 미세먼지 농도 증가에 의한 폐암 발병 위험도(HR·Hazard Ratio)가 유의하게 상승했으며, 특히 여성은 현재 흡연자가 아닌 비흡연자와 과거 흡연자에게서만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돼 장기간의 미세먼지 노출이 폐암 발병의 독립적인 위험 인자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합니다.
연구를 진행한 이현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만 여겨지던 미세먼지와 폐암 발병 사이의 연관성을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 입증해 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며 “연구결과, 비흡연자라도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폐암 발병 위험이 유의하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도시 지역 거주자는 건강검진을 통해 자신의 폐 건강을 주기적으로 검사해 보는 것이 좋다”라고 전했습니다.
미세먼지는 어떻게 우리 몸에 들어올까?
미세먼지란 대기 중에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입자상 물질인 먼지 중 다음의 흡입성 먼지를 말합니다.
미세먼지: 입자의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이하인 먼지(PM-10)
초미세먼지: 입자의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먼지(PM-2.5)
미세먼지는 배기가스, 공장, 건설 현장 등에서 고체 상태의 먼지로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1차 발생원이라고 합니다. 1차 발생원에서 가스 상태로 나온 물질이 공기 중에서 다른 물질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미세먼지가 되는 건 2차 발생원입니다. 우리나라는 대체로 12월부터 3월까지 미세먼지 발생량이 많습니다.
미세먼지가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방법은 두가지입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코와 입을 통해 들어오는 것입니다. 우리가 호흡할 때마다 인체 내로 들어오는데, 입자 크기가 작을수록 코 점막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에서 환기가 이루어지는 폐포까지 침투하게 됩니다. 폐포까지 들어온 미세먼지는 폐포의 미세혈관을 통해 온몸으로 퍼지게 되고 신체의 모든 장기와 세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피부를 통해 혈관으로 들어오기도 합니다. 사람의 피부는 표피와 진피층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 표피 층이 벽돌처럼 촘촘히 쌓여 1차 방어막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초미세먼지로 직경이 0.01nm 안팎인 미세먼지는 모공을 손쉽게 통과하여 인체 내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미세먼지 발생이 많은 날에는 KF94 이상의 마스크 착용과 더불어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이나 얼굴 등을 씻는 것이 필요합니다.
참고: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2조 제1호
미세먼지 특별대책위원회, 헬스 조선, 캔서앤서 A to Z, 머니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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