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중, 고등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운동화 브랜드는 아식스가 최고였습니다. 시골에 살았던 저는 기본 서민들의 국산 운동화로 사랑받던 월드컵을 신었었죠. 그리고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대도시로 처음 진출하였는데 입학 선물로 프로스펙스를 신어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도시 아이들은 하나 같이 아식스라는 운동화를 신었더군요. 이후에는 나이키로 넘어갔는데 그나마 저는 졸업할 때쯤 처음으로 외국 브랜드 운동화인 아식스를 신어볼 수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시대의 나이키 운동화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 영화에 등장합니다. 봉준화 감독의 '살인의 추억'에 보면 살인사건 용의자로 몰려 고문을 당한 뒤 풀려 난 백광호라는 청년에게 송강호 배우가 연기한 형사 박두만이 250mm 짝퉁 나이키(Nike) 대신 나이스(Nice)를 선물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원래 짝퉁은 명풍에서만 나오는 것이니까요. 이 때부터 우리나라에서도 나이키는 운동화의 대세가 시작되었습니다.
나이키를 신고 운동합니다.
물론 아식스 이후, 아디다스, 퓨마 등 다른 여타의 브랜드 운동화가 있었지만 이제 운동화 하면 당연히 '나이키'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저도 현재 걷기 운동을 하면서 나이키(Nike) 운동화를 신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평소 일상생활에서도 걷기를 생활화하려고 특별한 정장 차림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나이키 에어맥스 90 트위스트 CV8110_100(화이트)을 즐겨 신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캐쥬얼한 복장에 편하게 매치하기 위해서, 그리고 가을 기분도 좀 내보려고 베이지와 갈색이 믹스 매치되어 있는 에어맥스 90 SE AI를 구매하였습니다. 사실은 지난주부터 주문하려고 하였는데 제게 맞는 사이즈가 없어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오늘 보니 제 신발 사이즈가 있어서 냉큼 줍줍 했더랍니다. 운동을 하면서 운동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찾아보다가 구입해 신어 보면서 나이키라는 브랜드에 급 관심이 생겨 포스팅을 갑자기 시작합니다.
나이키 브랜드 창업이야기
Just Do It
2019년까지 나이키 슬로건으로 사용된 '그냥 해봐!' 라는 문구는 가슴을 설레게 하며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운동화라면 이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품의 자리에 차지하였습니다. 운동화 = 나이키(운동화라 쓰고 나이키라 읽는다.)라는 등식이 성립되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서 나이키는 스포츠업게의 최고 일인자가 될 수 있었을까요? 나이키를 창업한 필 나이트는 어린 시절 위대한 육상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실상은 다른 최고 선수의 등을 보면서 달려야 했던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그저 그런 선수였다고 합니다. 결국 자신이 육상선수가 될 천재가 아님을 깨닫고 운동을 포기하고 스탠퍼드 대학교의 경영대학원에 진학하였습니다. 그때 그의 생각은 선수생활을 하면서 갖게 된 운동화에 대한 관심과 자신의 사업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희망뿐이었습니다.
필 나이트는 '슈독(Show Dog)'이었는데, 이는 '신발 연구에 미친 사람'이라는 은어라고 합니다. 미래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이 가득했던 20대, 196년 배낭여행을 시작하며 그는 다음과 같이 다짐했다고 합니다. ' 세상 사람들이 미쳤다고 말하더라도 신경 쓰지 말자. 멈추지 않고 계속 가는 거다. 그곳에 도달할 때까지는 멈추는 것을 생각하지도 말자. 그리고 그곳이 어디인지에 관해서도 깊이 생각하지 말자.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멈추지 말자.'
필 나이트는 경영대학원에서 일본 운동화 유통에 관한 논문을 썼고, 배낭여행 중에 일본의 운동화 회사 오니쓰까 타이거(현 아식스)에 찾아가서 실제로는 있지도 않은 회사를 말하면서 미국 내 독점 판매권을 달라고 설득합니다. 준비하는 자에게 행운이 온다던가요? 그때 마침 오니쓰까는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고 준비 중이었고 미국 서부지역 독점 판매권을 그와 체결합니다. 1963년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아버지의 집 지하실(성공한 CEO는 모두 지하실에서 일을 시작하는군요!, 지하실 없는 아파트에서만 사는 우리나라는 어쩌지요?)에서 나이키의 전신인 '블루리본'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사업을 시작합니다. 이때 단돈 50달러로 회사를 창업하였고 빌린 돈으로 수입한 신발 300켤레가 전부였습니다. 그가 수입한 운동화를 스포츠용품 판매점에서 판매하고자 하였으나 모두 거절당하여 직접 자신이 차에 싣고 육상대회를 찾아다니며 신발을 팔았습니다. 이렇게 나이키의 전신인 블루리본 스포츠(Blue Ribbon Sports)는 일본 오니츠카 타이거의 신발을 유통하는 사업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발사업에 투자하며 먹고 살기위해 다니던 회계사무소의 급여까지도 모두 사업에 쏟아부으며 경영에 매달립니다. 하지만 창업 이후 6년 동안 그는 회사에서 월급 한 푼 가져가지 못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신발에 대한 열정이 차고 넘쳤고, 그처럼 운동화 개발에 열정을 갖고 있던 빌 바우어만, 운동화와 달리기를 열렬히 숭배하는 제프 존슨, 육상선수로 촉망받았지만 사고로 인해 하반신 마비가 딘 보브 우델 등 신발에 미친 다른 슈독들과 함께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모든 곳이 내 가게'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갔습니다.
드디어 아디다스, 퓨마가 주름잡고 있던 스포츠 용품업계에서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었고 매년 매출을 두배씩 확대해 나갔습니다. 하지만 이때에도 사업 확장에 필요한 부족한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블루리본에 호의적이지 않았던 은행에도 대출을 받으러 뛰어다녔고 한대는 신경성 안면장애(스트레스 등으로 입꼬리 주변이 움찔거리는 현상)를 겪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1971년 드디어 우리가 알고 있는 나이키를 런칭합니다. 그런데 이 론칭도 아이러니하게 오니쓰카가 더 이상 신발을 공급하지 않으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한 선택이었다고 합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좌절하지 않고 위기를 기회로 포착한 것입니다. 이후 스포츠 스타를 활용한 공격적 마케팅, 와플형 밑창, 에어쿠션 등의 제품 혁신을 바탕으로 운동화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면 판도를 장악합니다. 나이키 론칭 후 첫 해 매출액은 8,000달러에 불과했지만 회계연도 2021년 전체 매출은 실적으로 보면 전체 매출이 445억 3,800만 달러(한화로 약 52조 5천억)입니다. 그리고 1976년 회사 이름을 나이키로 변경하였고 전 세계인이 모두 아는 명실상부한 세계적 기업이 되었습니다.
나이키 로고, 스우시(Swoosh)
나이키의 로고는 스우시(Swoosh)입니다. 나이키 로고를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나이키 로고의 이름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나이키의 로고 이름은 '스우시(Swooshl)'인데 사전적 의미는 '휙' 하는 소리를 내면 움직이다. 입니다. 스우시는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사람들이 금방 알아보는 몇 안 되는 기업 아이콘 중 하나입니다.
승리를 상징하는 나이키의 로고 스우시는 어떻게 탄생하였을까요?
나이키(Nike) 브랜드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승리의 여신 니케(Nike)를 영어식으로 발음한 것입니다. 처음에 나이키 외에도 팔콘과 디멘션 식스도 있었다고 합니다. 브랜드명과 이에 어울리는 브랜드 디자인을 각각 진행했는데 필 나이트는 나이키를 선택하였다고 합니다.
나이키 로고 '스우시( Swoosh)'의 디자인은 1971년 코틀랜드 주립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던 대학원생 캐롤린 데이비슨(Carolyn Davidson)이 필 나이트의 제의를 받고 단돈 35달러에 제작하였습니다. 이 단가도 원래 정해진 것이 아니라 그 당시 시간당 2달러여서 17시간 30분만에 만들어 시간에 따라 환산해서 35달러를 받았다고 합니다.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211달러로 한화 27만 원 정도입니다. 필 나이트는 로고 주문 시 단 2가지를 강조하였는데 첫 때는 움직이는 느낌으로 동적인 느낌을 강조했고, 하나는 절대 아디다스의 로고와는 달라야 한다고 했습니다. 처음에 이 로고를 본 나이키 경영진은 "별로지만 보면 볼수록 좋아질 것 같다. (I don't love it, but I think it will grow on me.)"라고 했다더군요. 로고가 발탁되고 데이비슨은 로고를 개선하고 싶다는 의사를 제시했지만 나이키 론칭에 맞춰야 해서 거절되었다고 합니다.
데이비슨은 로고 제작 시 승리의 여신 니케놔 육상트랙을 형상화해서 스우시 로고를 만들었습니다. 로고 공개 당시 나이키는 이 로고가 니케의 영혼과 날개를 상징한다고 밝혔습니다. 사모트라케의 니케 상을 왼쪽으로 눕히면 나이키의 로고가 됩니다. 이 동상이 나이키의 로고를 만드는데 큰 영감을 주었다고 합니다. 1971년 론칭 이후 나이키의 로고는 자잘한 변화가 있었지만 현재는 NIKE글자가 달린 버전과 안 달린 버전만 있습니다.
나이키의 스우시 로고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로고가 되었고,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는데 여기에는 나이키 경영진의 신의 한수가 있었습니다. 나이키는 소비자들이 운동선수와 브랜드를 연결 짓는다는 심리를 이용하여 마이클 조던을 선두로 타이거 우즈, 로저 페더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세레나 윌리암스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포츠 선수를 통해 홍보를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이키는 1983년 9월 나이키 로고 디자이너 데이비슨엑 감사를 표하며 깜짝 선물을 했는데 나이키 로고 모양의 다이아몬드가 박힌 금반지와 나이키 주식 500주를 선물했다고 합니다. 금액이 아니라 늦게라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나이키 경영진의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Just Do It' 탄생 비화
스우시(Swoosh)로고만큼 나이키의 마케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나이키의 슬로건들입니다. 나이키의 가장 유명한 슬로건 중 하나이며 최근 2019년까지 사용되었던 'Just Do It'은 한 살인자의 유언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 슬로건은 지금까지도 나이키의 브랜드 정신을 가장 잘 표현하였는데요. 이 슬로건은 만든 광고대행사 '위든 앤 케네디'의 대표인 댄 위즌은 1976년 유타주에서 두 사람을 살해한 사혈수 게리 길모어(Gary Gilmore)의 말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게리 길모어는 주유소 종업원과 모텔 종업원을 상대로 강도 짓을 벌이다 이들을 총으로 쏴 살해하였고 사형선고를 받고 유타주 주립 교도소에 수감된 지 3개월 뒤인 1977년 1월 17일 사형이 집행되었습니다. 길모어의 사형 집행은 10년 만에 사형 제도가 부활한 후 처음 열리는 집행이었기 때문에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되었고 공개되었습니다.
이날 사형 집행전 교도관이 길모에게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느냐'라로 묻자 그는 다섯 명의 총살형 집행대를 내려다보면 'Lets do it(한번 해보자'라고 대답했고 죽음 직전에 당당하게 던진 한마디에 사람들이 주목하게 되었고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댄 위든도 이 모습을 보았고 슬로건을 만들면서 '실패할 가능성이 높지만, 마지막으로 도전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였고 'Lets do it' 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아 결국에는 'Just Do It'으로 바꾸었습니다. 대문자를 사용하여 더욱 강조하는 느낌이 듭니다. 이 슬로건은 나이키 창립자인 필 나이트의 창업 도전기와도 닮아 있습니다. 스포츠와 자신의 삶에 대한 열정과 투지를 상징하여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나이키는 창립 31년만인 2020년 'Just Don't Do It'으로 바꾼 글을 올려 화제가 되었는데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흑인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하면서 촉발된 시위를 지지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그 외 나이키는 슬로건은 다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YOU CAN'T STOP US. 우리의 힘을 믿어, 2020년 7월 30일에 업데이트된 새로운 광고는 비록 세계가 코로나로 침체되었지만 우리의 열정을 식지 않을 것이라는 시대에 대한 저항의 이미지를 담고 있습니다.
어떤 힘든 일이 다가오든 우리는 늘 더 강인해질 것입니다.
No mtter how bad it gets, we will always come back stronger.
왜냐하면 우리가 함께 한다면 그 무엇도 우리를 막을 수는 없을 테니까요.
Becaouse nothing can stop what we can do together.
Play New. 2021년 나이키는 새로운 슬로건을 제시하였는데 승리와 성공에만 집착하는 스포츠의 관습을 깨부수고 즐길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올해 도쿄 올림픽에서 보여준 선수들과 관중들의 환호가 스포츠에서 승리와 일인자에게만 비추어지던 스포트라이트가 스포츠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로 옯겨가는 변화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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